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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기업과 컨텐츠 기업의 싸움, 애플-구글 앱내 결제 수수료 30%와 에픽게임즈의 반독점 소송

by 왕 달팽이 2020.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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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이 출시되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모바일 혁명이 시작되었습니다. 스마트폰과 그 폰위에서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들은 2010년대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그 보상으로 구글과 애플의 주가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올라갔습니다.

안드로이드의 플레이스토어를 운영하는 구글과 iOS의 앱 스토어를 운영하는 애플은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구동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할 수 있는 장터를 운영하면서 수수료를 받아 수익을 얻었습니다. 애플리케이션과 컨텐츠를 만들어 판매하는 기업들은 이런 플랫폼 기업들이 만들어 놓은 인프라와 도구를 이용해 사용자를 모으고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각 플랫폼의 독점 관련 이슈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 (출처 : Epicgames)

에픽게임즈와 애플-구글

배틀로얄식 서바이벌 슈팅게임인 '포트나이트'의 개발 및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에픽 게임즈가 애플과 구글에 대한 민사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애플이 자신들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2017년 출시된 이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3억5천만명 이상의 이용자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이 부과하는 인-앱 구매 수수료 30%를 회피하기 위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포트나이트 앱에서 직접 결제하기 기능을 도입했습니다. 애플의 인-앱 결제가 아닌 자신들이 구축한 인-앱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20% 할인을 해주기도 했습니다. (애플이 부과하는 수수료 30% 중 20%를 돌려주겠다는 명목입니다.)

 

애플은 앱 스토어의 리뷰지침 위반을 근거로 앱 스토어에서 포트나이트를 완전 삭제해버렸습니다. (구글도 마찬가지로 플레이스토어에서 자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한 포트나이트를 삭제해버렸습니다. 다만,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원 스토어나 갤럭시 스토어 등 서드파티 앱 스토어에서 여전히 게임 다운로드가 가능하며 안드로이드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과 구글의 이 같은 조치를 규탄하며 영상하나를 공개했습니다.

거대한 스크린에 애플로고의 패러디로 보이는 사과가 연설을 하고 있습니다. 대중은 그 내용을 그냥 수용하기만 하죠. 그 사이에서 컬러풀한 캐릭터하나가 나타나더니 스크린을 부숴버립니다.

마지막 부분에는 자막이 하나 올라갑니다. "에픽 게임즈는 앱 스토어 독점에 저항한다. 애플은 보복성 조치로 수 많은 기기에서 포트나이트를 블럭시켰다. 2020년을 "1984"로 만드는 행위를 중단시키기 위한 싸움에 동참하라!!"라는 내용입니다.

1984는 굉장히 유명한 빅브라더의 시대를 그린 소설입니다. 여기까지만 봐도 에픽게임즈의 단호함이 느껴지는데요. 이 광고는 원작이 있습니다.

바로 애플의 1984년 슈퍼볼 광고입니다. 매킨토시를  출시하면서, 조지 오웰의 1984를 이용해 매킨토시의 혁명성을 부각시킨 광고입니다. 같은 광고로 애플에게 돌려준 셈입니다.

포트나이트를 삭제한 애플과 구글은 포트나이트가 다시 앱 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 포트나이트가 복귀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플랫폼 기업의 독점행위?

다시 논란으로 돌아가서 구글과 애플이라는 플랫폼 기업의 수수료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애플이 운영하는 앱 스토어와 구글이 운영하는 플레이스토어는 각각 iOS와 안드로이드라는 모바일 운영체제에서 구동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할 수 있는 장터 역할을 합니다. 두 스토어에서는 수 많은 유료 앱과 무료 앱들이 사용자로 배포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유지하는데에는 비용이 들어갑니다. 등록되는 앱에 대한 리뷰도 해야하며, 앱을 정상적으로 배포하고 업데이트, 알림을 줄 수 있는 다양한 기능들이 필요합니다. 스토어에서 무료 앱을 배포하고 인-앱 결제를 주로 이용하는 상황에서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를 유지할 수 있는 비용을 충당하는 방법 중 하나로 인-앱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는거라 생각이 됩니다.

플레이스토어와 앱 스토어

다만 반독점이 문제입니다. 애플의 앱 스토어의 경우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구동되는 앱을 설치할 수 있는 유일한 마켓입니다. 대안이 없죠. 안드로이드의 경우 구글의 플레이스토어가 메인 스토어라고 할 수 있지만 '원 스토어'나 '갤럭시 스토어' 같은 제 3의 스토어도 존재합니다.(안드로이드 사용자는 포트나이트를 사용하고 싶으면 이 스토어들을 이용하면 됩니다.)

"싫으면 니들이 직접 스토어 구축해서 쓰면 되겠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었는데요. 애플은 그게 안되서 문제입니다. 앱 스토어에서 퇴출당하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그 앱을 쓸 방법이 없죠.

(출처 : Pixabay.com)

플랫폼 기업이 스토어의 수수료를 컨텐츠 기업에 부과하면, 컨텐츠 기업은 다시 인-앱 결제 상품 가격에 스토어의 수수료를 더해서 비싸게 판매하게 됩니다. 실제로 많은 컨텐츠 기업들의 인-앱 결제 상품의 가격이 안드로이드보다 아이폰에서 더 비싼걸 알 수 있습니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은 대안이 없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대비 비싼 가격으로 구입할 수 밖에 없습니다.

넷플릭스 같은 경우 인-앱 결제를 폐지하고 외부 홈페이지를 통한 결제로 우회했습니다. 유튜브 같은 경우 유튜브 앱에서 결제하는 비용이 외부 홈페이지 등에서 결제하는 비용보다 비쌉니다. 월 단위 정기 결제를 할 수 있는 경우 외부홈페이지에서 한번 카드 등록을 해놓으면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편합니다.

하지만 게임의 경우 인-앱 결제가 편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필요할 때마다 외부 홈페이지에서 접속한다음에 매번 구입을 하면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약간 더 비싸도 귀찮아서 그냥 쓰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에픽 게임즈의 소송을 스포티파이가 공개적으로 지지하면서 플랫폼 기업과 컨텐츠 기업간의 힘겨루기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는데요. 최근 나오는 소식에 의하면 구글이 현재 게임에만 30% 수수료를 떼가고 일반 앱들은 자체 결제를 일부 허용해주는 정책을 변경해 애플처럼 모든 인앱결제에 수수료를 물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어느 방향이던 최종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방향으로 잘 타협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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