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EUV(극자외선, extreme ultraviolet) 공정을 이용한 D램 양산 체제를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EUV 공정을 적용해 생산한 1세대 10나노급 DDR4 D램 모듈 100만개 이상을 공급하여 글로벌 고객의 평가를 완료했다고 합니다.
반도체 EUV 공정이란
반도체 산업에서 EUV(극자외선, extreme ultraviolet)란 반도체를 만드는 데 있어 중요한 과정인 포토공정에서 극자외선 파장의 광원을 사용하는 리소그래피(extreme ultraviolet lithography) 기술 또는 이를 활용한 제조공정을 말합니다.
큰 박스 모양의 EUV 스캐너 모습 (출처: ASML)
반도체 칩을 생산할 때, 웨이퍼라는 실리콘 원판에 감광물질을 코팅하고, 스캐너라고하는 포토공정 설비로 들어갑니다. 이 설비에서 회로 패턴을 새겨넣기 위해 레이저 광원을 웨이퍼에 투사하는 '노광(photolithography) 작업을 진행하게 됩니다. EUV 공정은 이러한 노광 단계에 극자외선 파장을 가진 광원을 활용해 진행하는 것을 말합니다.
반도체 칩을 만들 때, 웨이퍼 위에 얼마나 미세한 회로를 새겨넣는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현미경으로 봐야 보일 정도의 미세한 회로를 그려넣어야 지름 300mm의 웨이퍼 공간에 더 많은 회로를 집적하고, 성능과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EUV 광원은 기존 공정에 적용 중인 불화아르곤(ArF) 광원보다 파장이 훨씬 짧기 때문에, 웨이퍼 위에 더 미세하고 오밀조밀한 회로 패턴을 새길 수 있습니다. EUV 스캐너는 13.5 나노미터 파장의 EUV를 활용하며, 불화아르곤 엑시머 레이저 스캐너가 사용하는 빛 파장과 비교해 10분의 1 미만에 불과 한 수치입니다.
또 한, 기존에는 미세한 회로를 새겨넣기 위해 수차례 노광 공정을 반복하는 '멀티 패터닝(Multi-Patterning)' 공정 단계를 줄일 수 있어 생산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DS부문 V1라인 (출처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부터 EUV 전용 신규 생산라인인 평택 'V2'를 가동하고, 내년부터 EUV 공정을 전면 적용한 차세대 D램 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입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EUV 공정을 이용해 생산한 1세대 10나노급 D램은 지난 2016년부터 양산하기 시작해 현재 고객사들이 주로 채택하고 있는 주력제품입니다.
삼성전자는 이 EUV 양산 기술을 차세대 D램인 4세대 10나노급 D램(DDR5, LPDDR5)에 전면 적용하기 위한 양산 기술 개발에 돌입했습니다. EUV 공정을 이용해 만든 4세대 10나노급 D램은 이번에 검증받은 주력 제품인 1세대 10나노급 D램보다도 12인치 웨이퍼당 생산성이 2배 높아졌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습니다.
내년 4세대 10나노급 D램의 양산과 더불어 5세대, 6세대 D램도 선행 개발하여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에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나가겠다는 전략도 밝혔습니다.
올 상반기부터 D램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어 반도체 업계의 불황이 끝나간다는 기대감이 있었는데요. 삼성전자는 차세대 메모리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잃지 않기 위해 계속 투자하고,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얼어붙은 업황에도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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