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근무가 길어지면서 집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일하면서 가장 많이 만지는 업무 기기인 키보드를 청소해보자는 생각이 문득들었습니다. (사실은 항상 생각만하고 있었지 실행은 안하던 일이었습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기계식 키보드는 'FILCO'에서 만든 체리 청축 키보드인 '마제스터치 2 텐키레스' 제품입니다.
구입한지는 수 년이 지났지만 한번도!! 청소를 한적이 없습니다. ㅋㅋㅋ
살면서 처음으로 구입한 기계식 키보드 제품인데요. 2012년인가 구입했을 겁니다. 처음 취업을 하고 주변 개발자 선배들이 기계식 키보드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잠깐 써봤는데, 멤브레인 키보드와는 키감이 다르더군요. 고민고민하다가 주변 선배의 권유로 필코 제품을 알게되었고 이 제품을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체리 청축 스위치를 탑재한 이 녀석은 노란색이 매력적인 기계식 키보드인데요. 회사에서 사용하다가 소음이 너무 심해서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현재 회사에는 같은 제품의 빨간색 키캡의 갈축 제품이 놓여져 있습니다. 그 녀석도 청소를 해줘야하는데 큰일이군요.
기계식 키보드 청소 준비물
기계식 키보드를 청소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물이 필요합니다.
가장 필요한게 이거죠. FILCO 키보드를 구입하면 패키지로 함께 오는 키캡 리무버입니다. 스위치에 연결되어 있는 키캡을 편하게 분리할 수 있는 도구인데요. 없으면 다른 도구를 이용해도 됩니다. (근데 ESC 버튼 같은거 빼기가...)
물로 씻어 내기 위한 세숫대야도 준비합니다. 묵은 때를 벗기기 위해서 물로 헹궈서 정성스레 닦아낼 예정입니다.
키캡을 분리하고 면봉을 이용해 구석구석 닦아 줍니다. 또 물로 닦아낸 키캡의 물기를 제거할 키친타월과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물티슈를 이용해 구석구석 닦아줄 예정입니다.
키캡을 떼어내고 키보드에 붙어있는 먼지들을 쓸어내기 위한 칫솔도 준비합니다. 빗자루처럼 쓸꺼에요.
다이소에서 키보드 청소기를 팔던데, 저는 그걸 살 돈은 없으니 집에 있는 다이슨을 이용해 먼지를 빨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기계식 키보드 청소 시작
키캡 리무버를 이용해 키캡을 들어냅니다. 네모난 키캡을 리무버로 감싸고 살짝 틀어서 뽑아주면 어렵지 않게 뽑을 수 있습니다.
키캡을 뽑아서 옆에 차례대로 배열해 놓습니다. 키캡을 분리한 다음 한번에 박박 씻어버리면 좋겠지만 어디에 들어가는 키인지 헷갈릴 수 있어서 옆에다 모양 그대로 분리해놨습니다.
기계식 키보드를 자세하보면, QWER 부분의 키와 ZXCV 부분의 키가 모양이 다릅니다. 인체공학적인 설계인지 위로 갈 수록 얇아지고 아래로 갈수록 두꺼워집니다.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키보드 키캡을 분리합니다. 키캡을 떼어 낼수록 그 아래 쌓였있던 먼지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키캡으로 단순히 뽑기만 하면 키들은 다 뽑았습니다.
키보드에는 시프트(Shfit) 바, 엔터키, 백슬래시, 스페이스 바 같이 길쭉한 키도 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에서는 이런 길쭉한 키캡에 스태빌라이저가 함께 있습니다. 스페이스바의 어느 부분을 눌러도 동일한 느낌으로 키가 눌리는 것은 안쪽에 장착되어 있는 스태빌라이저 때문입니다.
스태빌라이저는 하얀색 플라스틱 부품으로 키캡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천천히 살살 키캡을 들어올려주면 뽑힙니다.
키캡이 모두 제거된 마제스터치2 텐키레스 기계식 키보드의 모습입니다. 파란색 스위치가 보이죠? 청축입니다.
태어나서 한번도 목욕을 하지 않은 키보드의 민낯입니다. 으억...
뽑아낸 키캡들도 꼬질꼬질합니다.
그냥 면봉 정도로 될 줄 알았죠. 붙어있는 머리카락과 먼지 들을 긁어내봅니다.
면봉이 GG 치네요.
붙어있는 먼지들을 청소기로 빨아들여주고, 눌러붙어 있는 먼지와 이물질들을 칫솔로 살살 긁어서 떼줍니다.
깔끔해졌죠? 마음 같아서는 스위치와 상판을 분리해서 키보드 기판에 있는 먼지도 제거하고 싶었습니다.
기계식 키보드 상판을 들어내려면 "DO NOT REMOVE"라는 씰을 떼어내고 나사를 풀어야합니다.. 뭐... 그렇게까지... 일단은 냅두겠습니다.
분리한 키캡도 깨끗하게 닦아줘야죠. 키보드 배열 순 그대로 뽑아냈습니다.
세수대야에 물을 떠서 키캡들을 넣고 불립니다. 때가 잘 빠지게요.
키캡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물티슈로 닦아 줬습니다. 샛노란 키캡 본연의 색이 살아나는군요. 다시 끼우기 전에 물기를 모두 말려줍니다. 키캡을 뒤집어 놓으면 구석구석 물기가 잘 마릅니다.
키캡을 닦을 때 조심하셔야 하는데요. 키캡의 바닥부분이 날카롭습니다. 종이에 손가락 베이듯이 키캡에도 손가락을 베일 수 있습니다 ㅜㅜ 종이에 베이는 것만큼이나 기분나빠요.
키캡이 마르는 동안 물티슈를 이용해서 키보드 상판을 정성스레 닦아 줍니다. 먼지는 잘 털렸지만 중간중간 붙어있는 때들이 보이는데요. 깨끗하게 닦아줍니다.
키캡이 다 말랐으면 다시 끼워줍니다.
우선 스태빌라이저가 필요한 길쭉한 키캡부터 끼우겠습니다. 키캡과 스태빌라이저를 연결하는 하얀색 플라스틱을 키캡 양쪽에 끼워줍니다. 하얀색 플라스틱 부품은 한쪽이 살짝 튀어나오도록 결합되는데요. 마제스터치 키캡은 튀어나온 부분이 키보드의 위쪽을 향하도록 결합해주시면 됩니다.
스태빌라이저를 살짝 들어올려 키캡을 다시 결합합니다. 한쪽을 먼저 끼우고 살짝 밀어주시면 반대편도 끼울 수 있습니다. 스태빌라이저가 살짝씩 벌어지니까 살짝만 힘주시면 됩니다.
스태빌라이저가 필요한 키캡들을 하나씩 다 결합해줍니다.
나머지는 일사천리로 결합할 수 있습니다.
완성!!!
깔끔하게 청소가 끝났습니다. 키보드 청소가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데요. 얼마나 깨끗하게 청소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죠.
오랜만에 키보드 청소좀 해봤습니다. (이제 회사에 있는 키보드도 집으로 가져와서 청소해줘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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