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만드는 전기차는 어떤 모습일까요? 영국의 <로이터 통신>이 지난 21일 보도한 기사에 의하면, 애플은 2024년 자율주행 기술이 탑재된 전기차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합니다. 애플이 준비하고 있는 전기차 가칭 '애플카'에는 애플이 자체개발한 배터리 기술이 적용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로이터>가 보도한 바에 의하면 애플은 이미 충분한 기술을 가지고 있으며, 비용을 줄이고 전기차의 주요 성능지표인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새로운 배터리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고 익명의 애플 내부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Mac rumors> 역시 애플이 개발중인 전기차, '애플카'가 내년 3분기에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보도에서 애플이 내년 2분기 중 애플카의 부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에서 수십 대의 프로토타입 차량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대만 제조업체 관계자들의 말을 전했습니다.
또 한, 대만의 매체인 <디지타임즈>에 의하면 애플카의 자율주행 시스템에서 사용할 인공지능 칩의 생산을 TSMC가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꽤나 구체적인 얘기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사실 애플카에 대한 이야기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4년 시작한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타이탄(Project Titan)'은 1000여 명의 직원들이 관여될 정도의 중요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이후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진척이 없었고, 소식이 뜸해졌습니다. 2016년 뉴욕타임스는 애플이 프로젝트 타이탄과 관련된 인력 수십 명을 해고하고 프로젝트의 리더가 수 차례 바뀌는 내용을 전하며 애플이 자동차 관련 사업을 접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2018년 테슬라의 수석 엔지니어인 '더그 필드(Doug Field)'를 맥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담당 부사장직으로 영입하면서 다시 완성차 생산을 위한 기술 개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지되었던 애플카에 대한 이야기에 다시 불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당초 애플은 전기차에 탑재되는 자율주행 시스템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최근 목표를 전기차 자체 생산으로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로이터>에 의하면 셀 용량은 줄이고 파우치와 모듈은 없앤 새로운 '모노셀' 디자인의 자율 주행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전기차는 애플의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기에 딱 좋은 분야입니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북이라는 하드웨어를 팔면서 애플의 플랫폼을 구축해나가는 것처럼 애플카를 공급하면서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Infortainment System)'으로 애플의 플랫폼을 구축해나갈 수 있습니다.
애플은 이미 '애플 카플레이'를 통해 자동차의 인포테인먼트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또, 올해 발표된 iOS14의 기능 중에 스마트 키 기능이 들어간 것을 보면 애플카의 출시에 대한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애플카의 뉴스가 나오자 테슬라의 주가가 6.5% 가량 떨어졌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전기차 시장에서 독보적인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는 테슬라 입장에서 애플카의 등장은 위협으로 다가올 수도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이런 뉴스가 나오자 "테슬라가 암흑기였던 시절에 애플의 팀 쿡에게 테슬라를 매입할 지 물어보려고 연락을 했는데 거절당했다"라는 내용으로 트윗을 올렸습니다. 일론 머스크도 약간 의식을 하면서 예전에는 거절했지만 결국 후발주자로 전기차시장에 뛰어드는 애플을 신경쓰고 있는 뉘양스입니다.
자동차를 만드는데에는 수 많은 부품들이 사용됩니다. 테슬라가 만드는 전기차에도 배터리를 비롯한 다양한 센서, 모터, 디스플레이 등 많은 부품이 들어갑니다. 테슬라가 잘 나가면 테슬라에 부품을 공급하는 벤더들도 좋은 영향을 받게됩니다.
애플카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자 부품을 공급하는 벤더에 대한 소식도 많은 관심을 받게 됩니다. 그 중 하나가 LG전자입니다. LG전자가 캐나다의 '마그나'라는 회사와 함께 전기차 부품을 생산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LG전자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했는데요. 애플이 마그나와 협력을 논의했다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전기차의 가장 핵심적인 부품이라고 할 수 있는 배터리도 관심사입니다. 애플이 직접 설계한 배터리를 이용해 전기차를 만든다고 했는데요. 한국의 배터리 3사와 어떤 관계를 이룰지 궁금해지기도합니다. 아직 생산 시설을 갖추지 못한 애플이 직접 생산한 배터리를 이용해서 3년 내에 전기차를 만드는 것은 힘들 수도 있습니다.
애플은 '모노셀' 디자인을 채용할 계획인 것 같습니다. 파우치와 모듈을 제거해서 팩 내부의 공간을 확보하는 형태의 디자인인데요. 배터리의 활성도를 높여서 차량의 주행거리를 연장시키는 디자인입니다. 모듈을 제거하기 위해 과열 가능성이 낮고 안전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적용을 검토중이라고 합니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중국의 CATL이 생산하는 배터리와 가장 비슷한 형태입니다. CATL이 수혜를 입을꺼란 얘기도 있지만 아직 확실한 정보는 없습니다.
아직까지 애플카에 대한 내용은 확정된 것이 없습니다. 2024년 출시 소식 역시 코로나 바이러스로 미뤄질 수도 있습니다.
애플의 브랜드파워가 전기차 시장까지 출렁이게하고 있는걸 보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추가 (2021.1.1)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인 '밍치궈'는 애플카의 출시시기는 불투명하며, 올해 개발을 시작해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더라도 2025년~2027년에나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당초 공개된 2024년 출시 소식은 너무 '과도하게 낙관적'인 뉴스라고 지적했습니다.
애플의 경우 서둘러서 애플카를 출시할 이유가 없을 뿐더러 어느정도 완성도에 올라오지 않은 제품을 빨리 출시하지 않는 애플의 특성상 빠르게 출시될 가능성은 낮다는 이야기입니다. 비슷한 이유로 애플은 '에어파워'를 공개하고도 출시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제품 개발이 드랍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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