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자율주행에서 앞서가고 있는 '테슬라(Tesla)'의 CEO인 일론 머스크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재밌는 비즈니스를 많이 합니다. 도시의 지하를 뚫어서 교통 체증을 해결하겠다는 '보링 컴퍼니', 태양광 발전으로 친환경 에너지 보급을 늘리겠다는 '솔라시티', 우주 개발을 위한 '스페이스X' 등이 일론 머스크가 진행하는 사업들입니다.
그 중에 '스타링크(StarLink)'라는 프로젝트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위성 인터넷망을 구축하겠다는 프로젝트입니다.
스타링크(StarLink)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2020년 중반까지 1만 2천개 정도의 통신 위성을 지구 궤도 위에 올려서 전 세계에 1Gbps의 초고속 인터넷을 보급하겠다는 프로젝트입니다. 스타링크 프로젝트에 필요한 위성의 개수는 현재 작동 중인 모든 인공위성의 숫자보다 더 많은 규모입니다. 커버리지를 넘어서 통신 성능 강화를 위해 3만여개의 위성을 추가로 발사한다고 하는데요. 결국 총 42,000 여개의 위성이 스타링크 프로젝트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이는 현재까지 인류가 발사한 모든 인공위성의 총합보다 5배 이상 많은 규모입니다.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스페이스X'는 구글과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라는 사모펀드로부터 10억 달러의 투자를 받은 상태이며, 미국 연방통신위원회에 발사 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스타링크 위성들을 하나씩 궤도에 올리고 있습니다. 스타링크 프로젝트가 실현된다면 스페이스X는 연간 300억달러(약 33조원)의 연간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론머스크는 2020년 연내 북미 지역을 대상으로 스타링크 인터넷 시범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며, 홈페이지에서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신청자 모집은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며, 나중에 신청자의 지역에 서비스가 개시되면 따로 알림을 준다고 합니다. 예약을 하려면 스타링크 홈페이지에 접속해 99달러를 선결제 해야합니다. 사전예약금은 전액 환불이 가능합니다.
현재 스타링크 서비스를 받고 있는 베타 테스트 이용자들은 월 99달러의 사용액을 지불해야합니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 필요한 와이파이 라우터와 단말기, 스타링크 안테나 등이 포함된 '스타링크 킷'을 499달러를 주고 추가 구입해야합니다. 가격이 아직 저렴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스페이스X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스타링크의 공개 베타 테스트를 실행한지 3개월 만에 미국 내외에서 사용자가 1만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에서 스타링크 사업을 분사시켜 별도로 IPO 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아마도 스타링크가 서비스를 하고, 스타링크 위성에 대한 발사, 관리, 회수 등에 스페이스X가 관여하는 식으로 기업을 성장시키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스타링크의 매력
초고속 유선 인터넷 망이 이미 보급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서 스타링크 서비스에 대한 매력은 별로 없습니다. 전국토에 걸쳐 LTE 통신이 보급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해외로 나간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미국만해도 인터넷 통신망이 닿지 않은 국토가 굉장히 많기 때문입니다. 사막지역과 산악지역에서 조난당했을 때 스마트폰이 터지지 않는다면 목숨이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게다가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테슬라의 자율주행과 궤를 같이합니다. 자율주행은 초고속 통신을 필요로합니다. 아마도 테슬라 차량에 스타링크 안테나를 탑재하고, 자율주행에 필요한 클라우트 컴퓨팅 파워와 데이터를 전하는 식으로 될 것 같습니다. 전세계 많은 곳의 경우 자율주행을 위해 사막지역과 산악지역에 5G 기지국을 설치하고 유선으로 기지국들을 연결하는데에는 어쩌면 위성발사보다 더 많은 돈이 들지도 모릅니다. 설치를 해도 사용율이 떨어지니 손해보는 사업이 될꺼고요. (대규모 재난 상황에서 유선 통신망이 마비되더라도 위성으로 통신하는 스타링크 통신망은 건재할 수 있습니다)
스타링크의 잠재력은 자율주행을 비롯한 다양한 미래산업의 기반을 제공하는 인프라가 될 수 있다는데에 있습니다. 그 정도 커버리지의 인터넷 연결을 제공하는게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스타링크가 넘어야 할 장애물
전세계를 커버하는 인터넷 망을 제공하는 프로젝트가 테슬라의 스타링크만 있는게 아닙니다. 인터넷 보급이 늘어 날 수록 매출이 늘어나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업도 다양한 방법으로 전세계를 커버하는 인터넷망을 구축하려했습니다. 룬 프로젝트는 대형 통신 풍선을 띄우는 방법을 썼고, 태양광으로 운행되는 자율비행 드론을 이용한 방법도 연결되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지고 프로젝트가 추진되다가 지지부진해졌습니다. 스페이스X만큼 추진력있게 단계를 밟아나가는 기업은 아직 없습니다.
그렇지만 스타링크 역시 넘어야할 장애물들이 있습니다.
우선 스타링크 트레인(Starlink Train)이라고 불리는 간섭 현상입니다. 지상에는 우주관측을 위한 다량의 천체망원경이 있습니다. 스타링크 인공위성이 궤도를 돌면서 태양빛을 반사하게 되는데 이 반사광이 천체관측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천체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장시간 렌즈를 노출시켜 빛을 모아야 하는데 스타링크 위성이 반사하는 반사광은 매우 귀찮은 존재가 됩니다. 스타링크 인공위성이 점점 더 많아지게 되면 이런 현상은 점점 더 심해질 것입니다
일론머스크는 스타링크 위성의 자세를 변경해서 지상으로 반사되는 빛의 양을 최소화시켜 반사광을 줄일것이라고 해결책을 제시했습니다. 이후 스타링크 위성에 어두운색으로 코팅을 하는 실험을 했지만 실패했고, 최근에는 위성에 차양막을 달아서 발사하는 등의 시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우주 쓰레기 문제도 해결해야할 과제입니다. 통제가능한 인공위성은 GPS, 인터넷 통신, 기상관측 등의 이로움을 선사하지만 통제할 수 없는 상태의 인공위성은 정말 큰 위협입니다. 아직 발사된 인공위성의 숫자가 적어서 거의 모든 인공위성들의 궤도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로 인공위성도 발사할 수 있고, 우주정거장을 운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명을 다한 인공위성이 계속해서 궤도위에 쌓인다면 점점 컨트롤할 수 없게 되고, 인공위성을 안전하게 발사할수조차 없게 될지도 모릅니다. 케슬러 신드롬이라고 하는 우주 재난이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인공위성 궤도에 너무 많은 잔해들이 쌓여있어 추가로 위성을 발사할 수 없게 되고, 인공위성을 기반으로 동작하는 GPS, 위성통신 시스템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어 현대 문명이 오히려 퇴보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스페이스X 역시 이 문제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습니다. 스페이스X는 통신위성의 수명이 다하기 전에 남아있는 추진력을 이용해 위성을 대기권으로 추락시키고, 대기중에 연소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추진력을 통제할 수 없는 경우에도 1~5년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대기권으로 추락하도록 되어 있으며, 인공위성의 디자인 역시 대기중에서 손쉽게 연소되도록 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역폭도 문제입니다. 출퇴근시간 지하철에서 와이파이를 잡아 사용하는 경우 매우 느려지는 현상을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통신을 중개하는 기지국이나 WiFi AP에서 처리할 수 있는 통신량의 최대치는 정해져있지만 접속한 사용자는 계속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통신량을 접속자들이 나눠서 사용하게 됩니다.
스타링크의 경우 대도시에서의 대역폭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마치 출퇴근 지하철처럼 서울, 베이징, 홍콩 같은 대도시의 경우 한정된 스타링크 통신의 대역폭을 나눠쓰게되어 속도가 안나올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지상에 설치한 유선 통신망 기반의 기지국에 붙어서 사용하는게 훨씬 저렴합니다. 스타링크 프로젝트 역시 사기업이 돈을 벌고자하는 프로젝트인데요. 대도시에서 쓰기 불편하다면 누가 비싼돈주고 느린 인터넷을 쓸까요?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이를 위해서 저고도 인공위성 3만개를 추가로 발사하겠다고 합니다. 뭐 스타링크 가입자가 얼마나 많이 늘어날지에 따라서 대역폭 문제는 달라지겠지만 사업이 잘 될 수록 해결해야하는 문제로 떠오를 가능성이 많습니다.
스타링크 인공위성 현황
스타링크는 현재 발사되어 동작하고 있는 인공위성들의 위치를 홈페이지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스페이스 X는 꾸준히 스타링크 인공위성을 늘려나갈텐데요. 이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인공위성의 숫자도 점점 늘어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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