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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제 폐지, 게임시간 선택제로 일원화

by 왕 달팽이 2021.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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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셧다운제가 폐지될 모양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적부는 25일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주재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셧단운제 폐지 및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이용 환경 조성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방안에는 셧대운제를 폐지하고 '게임시간 선택제'로 일원화하는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출처 : pixabay

셧다운제

풀 네임 '강제적 셧다운제'는 2011년 11월 20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청소년 보호법 제26조에 따라 인터넷 게임의 제공자가 16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오전 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 게임을 제공할 수 없게 하는 제도입니다. 대한민국의 청소년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심야 시간대에 인터넷 게임을 할 수 없도록하는 제도였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청소년들의 게임 과몰입 방지를 위한 강제적인 규제였는데요. 처음 도입할 때, 청소년들의 수면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도입이 필요하다는 논리도 있었습니다. 청소년 스스로가 게임에 대해 과몰입을 자제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에서 제도적으로 새벽 시간에 게임 접속을 하지 못하도록 해야한다는 다소 꼰대(?) 같은 마인드로 시작된 법안이었습니다.

뭐 다들 알다시피 도입에서부터 논란이 많았던 규제였습니다. 청소년을 어른들의 소유물로 여기면서 청소년 스스로는 판단을 할 수도 없고, 자제도 못 하니 외부에서 관리해줘야한다는 마인드가 있었습니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태생부터가 청소년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작부터 못하도록 하는게 아니라 게임 말고도 즐길거리를 만들어주던가 과몰입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례를 발굴해서 집중치료를 지원하는 등의 제도를 우선 시행했어야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출처 : pixabay

특히 프로게이머 등의 직군이 등장하면서 게임을 업으로 삼는 청소년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셧다운제의 당위성에 대한 의문이 다시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실례로 중학교 3학년 프로게이머 선수가 스타크래프트 국제대회를 치르다가 셧다운제 때문에 게임을 서둘러 마무리해야하는 일이 생겨서 게임에 패배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국제 게임대회에 참가하는 청소년 프로게이머이지만 셧다운제때문에 한국시간으로 자정부터는 게임에서 자동으로 튕기기 때문에 그 전에 게임을 마무리해야해서 무리하게 초반 승부를 보는 전략을 구사하다가 게임을 망쳤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러한 사실이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알려지면서 다시한번 한국의 강제적 셧다운제에 대한 논란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셧다운제의 실효성

사실 강제적 셧다운제는 실효성 논란이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PC 게임 위주의 환경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전체적인 게임 판이 바뀌면서 PC를 이용한 게임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한 게임 위주로 상황이 변하고 있었습니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온라인에 접속할 필요가 없는 게임이나 스마트폰, 태블릿 PC를 이용한 모바일 게임은 심각한 과몰입의 우려가 적다는 판단하에 강제적 셧다운제를 적용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모바일 게임에도 강제적 셧다운제를 확대적용하자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게임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나 넷플릭스 같은 OTT 컨텐츠, 웹툰을 보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어 게임말고도 심야시간에 청소년들이 소비할 컨텐츠가 많아져버렸습니다. 청소년의 수면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이 모든 컨텐츠에 강제적 셧다운제를 하지 않는 이상 PC 게임에만 적용되는 강제적 셧다운제의 실효성이 거의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출처 : pixabay

실효성은 없어지는 가운데 규제만 남았기 때문에 국내 게임 산업의 발목만 잡는다는 비판을 받아오고 있었습니다. (한국 게임산업이 벌어들이는 외화수입은 다른 문화컨텐츠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입니다. 그걸 게임이라는 이유하나만으로 규제할 이유는 없습니다.)

결국 강제적 셧다운제는 폐지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게 되었습니다.

게임시간 선택제

게임시간 선택제는 만 18세 미만 청소년 본인 또는 법정 대리인의 요청이 있는 경우 원하는 시간대로 게임 이용시간의 설정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기존에는 게임별로 신청해야했지만 앞으로는 게임문화재단이 일괄해 신청을 대행합니다. 사각지대 청소년을 위해서 법정대리인 외 교사나 사회복지사가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과몰입 상태에 있는 청소년의 경우 스스로 게임 플레이 시간을 자제할 수 없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강제적 셧다운제를 폐지하는 대신 보완책인 것 같습니다.

출처 : pixabay.com

요즘 출시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에는 '디지털 웰빙'이나 자녀 보호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부모나 본인이 원하는 경우 디바이스의 사용을 제한할 수 있는 기능들이 있습니다. 규제를 통하 강제적으로 하지 않아도 게임업계나 IT 업계 스스로가 과몰입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대안책들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부 역시 강제적 셧다운제를 폐지하면서 게임이용에 대한 교육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찾아가는 게임문화교실'을 확대해서 청소년 스스로가 게임 이용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입니다.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는 '게임 과몰입'에 대한 내용이 포함됩니다. 또 한, 인터넷, 스마트폰 이용 습관 진단조사를 통해 과의존 위험군 청소년을 발굴해 상담과 치유도 지원합니다. 게임과몰입 힐링센터를 통해 검사와 상담을 제공하고 저소득층에는 최대 50%까지 치료비를 지원합니다. 집중 치유가 필요한 경우에는 기숙형 치유캠프와 인터넷 치유학교도 확대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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