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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세계 최초 '구글 갑질 방지법' 통과

by 왕 달팽이 2021.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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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플레이스토어나 애플의 앱스토어 등 앱 마켓에서 특정 결제수단을 강제할 수 없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소위 '구글 갑질 방지법'이라고 불리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지난 8월 31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구글이나 애플 등의 플랫폼에서 인앱결제를 강제하는 행위를 방지하는 것에 대한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180명 찬성, 8명 기권으로 가결했습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로 앱마켓에 대한 법제를 마련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출처 : pixabay

구글갑질 방지법

이번 법안은 구글이 디지털 컨텐츠 관련 앱에서 자사의 인앱결제 방식을 강제하는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앱들은 인앱결제를 외부 결제 수단이 아닌 구글이 제공하는 인앱결제 시스템을 반드시 사용하도록 강제하겠다는 내용입니다.

단순히 결제 방식만을 강제하는 것을 넘어서 인앱 결제 금액의 30% 가량을 수수료로 가져가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는 구글뿐만 아니라 애플도 해당되는데요. 이들 기업은 이런 인앱결제 강제 정책과 수수료를 통해 매년 약 38조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초 구글은 이러한 강제 정책을 10월부터 도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애플이나 구글이 인앱결제 시스템을 강제하게 되면, 앱에서 사용되는 모든 결제 금액이 30% 상승하게 됩니다. 앱 제작사들은 구글이나 애플에 내야하는 수수료를 사용자들에게 전가하게 될 것이고, 결국 사용자들이 지불해야하는 금액이 더 늘어나게 됩니다. 이는 곧 영세한 앱 개발사들의 수익성 저하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이미 앱 개발자들은 플랫폼의 독점적인 지위를 악용한 수수료 부과라며 반발하고 있었습니다. '포트나이트' 게임제작사로 유명한 에픽게임즈는 앱스토어의 인앱결제 방식을 둘러싸고 애플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상태입니다. 애플은 개발자 계정 해지라는 강수를 두며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차단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 역시 애플의 인앱결제 방식 강제와 수수료 부과에 대해서 비판했습니다. (애초에 구글과 달리 애플은 경쟁 앱스토어의 입점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앱스토어의 독점을 통한 갑질이라고 해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구글의 경우 원스토어 같은 다른 앱마켓이 있기는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지배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반독점에서 자유로울수는 없습니다)

출처 : pixabay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구글갑질 방지법은 특정 결제 수단 강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인앱결제를 할 때 구글을 통하는게 아닌 독자적인 결제 시스템을 사용해도 되며, 따라서 구글에 내야하는 수수료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아울러 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 등의 앱마켓이 모바일 앱의 심사를 부당하게 지연하거나 이미 등록된 앱을 부당한 이유로 삭제하는 행위도 금지하도록 했습니다.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강제 삭제하는 행위도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앱마켓을 방통위 내에 운영되는 통신분쟁조정의 조정 대상으로 삼을 수 있어 방송통신위원화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앱마켓의 운영에 대해 실태조사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통신분쟁조정 제도를 통해 앱 마켓에서의 이용요금 결제, 결제 취소, 환급 등에 대한 분쟁을 분쟁 조정위가 조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출처 : pixabay

플랫폼 규제

안 그래도 지금 미국의 공정위라고 할 수 있는 연방거래위원회 위원장으로 '리나 칸'이 취임하면서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려고 시동을 걸고 있는 참이었습니다. '리나 칸'은 '아마존 킬러', '아마존 저승사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정도로 아마존이나 페이스북 같은 빅테크 기업의 독점문제에 비판적인 인물입니다.

이런 가운데 대한민국에서 구글과 애플을 상대로 규제를 가하는 법안이 최초로 통과되었습니다. 단순히 한국에서만 영향을 주는게 아닌 어느정도 규모가 있는 대한민국이라는 시장에서 규제 법안이 마련되기 시작했다는게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에서 시작한 규제 법안이 이제 유럽이나 미국 본토에서의 플랫폼 기업 규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플랫폼 기업은 전통적인 제조기업과는 그 성질이 많이 다른데요. 이들 기업에 대해 어떻게 규제가 가해질지 앞으로 다른 나라들의 움직임도 잘 살펴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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